
포항은 당일로 다녀오기 참 좋은 곳 아닌가요? 저는 1년에 5번 정도 포항을 찾는데, 갈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싱싱한 회와 대게, 시원한 바다 풍경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어서 가족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죽도시장에서 고래고기 정식을 먹고,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를 둘러본 뒤 영일대 해수욕장 야경까지 감상했습니다.
죽도시장에서 시작하는 포항 미식 여행
포항 터미널에서 207번 버스를 타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죽도시장입니다. 여러분은 죽도시장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단연 신선한 수산물과 푸짐한 해산물 정식입니다. 죽도시장은 동해안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으로, 계절마다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출처: 포항시청 문화관광).
이날 저는 고래고기 정식을 주문했습니다. 여기서 고래고기란 포획이 금지된 고래가 아니라, 그물에 우연히 걸린 혼획 고래를 합법적으로 유통한 것을 의미합니다. 8천원짜리 보리밥 정식에는 고래살, 대구 뽈살, 계란 등 푸짐한 반찬이 함께 나왔습니다. 솔직히 대구 뽈살이 이렇게 부드럽고 고소할 줄은 몰랐습니다. 뽈살이란 대구의 볼 부위 살을 말하는데, 지방이 적당히 섞여 있어 식감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뛰어납니다.
요즘은 굳이 포항까지 가지 않아도 집에서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죽도시장 내 단골 사장님께 전화로 회를 주문하면, 당일 고속버스 화물로 배송받아 먹고 있습니다. 이렇게 산지 직송으로 받은 회는 일반 배송과 달리 선도가 훨씬 높아서 집에서도 시장 못지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죽도시장에서 꼭 확인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계절별 제철 해산물 (겨울에는 대게와 홍게가 특히 싱싱함)
- 각 가게의 가격표 (같은 품목도 가게마다 가격 차이가 있음)
- 포장 및 배송 서비스 여부 (전국 배송 가능한 곳이 많음)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죽도시장을 나와 구룡포로 향했습니다. 원래는 900번 버스를 타려 했는데 놓쳐서, 500번 시내버스로 갈아탔습니다. 구룡포에 도착하니 항구에 배들이 가득하고 빨간 등대가 인상적으로 서 있었습니다. 구룡포는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어촌으로, 과메기의 본고장이자 근대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구룡포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철규분식입니다. 여기서는 단팥죽에 찐빵을 찍어 먹는 독특한 방식으로 간식을 즐겼습니다. 단팥죽이 따뜻하고 달콤해서 추운 겨울 날씨에 몸을 녹이기 딱 좋았습니다. 이어서 일본인 가옥거리를 걸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거주하던 주택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장소입니다.
가옥거리를 따라 걷다 보니 대게집들이 즐비하고, 귀여운 과메기 캐릭터가 그려진 지도도 눈에 띄었습니다. 과메기 계단을 올라가니 구룡포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경치가 펼쳐졌습니다. 과메기란 청어나 꽁치를 겨울 바닷바람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말린 포항의 대표 특산물입니다. 저는 매년 겨울이면 포항에서 과메기를 구입해 집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온 가족이 함께 먹고 있습니다.
구룡포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모리국수집입니다. 잡어들을 넣어 시원하게 만든 모리국수 한 그릇이면 겨울이 따뜻해집니다. 이제는 워낙 유명해져서 대기줄을 서야 할 정도지만, 기다릴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영일대의 낭만
마지막으로 영일대 해수욕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해질 무렵 도착해서 야채 시장에서 사라다빵을 사고, 해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낭만을 즐겼습니다. 핑크빛 하늘과 어우러진 영일대 해변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불이 켜진 영일교의 모습은 제가 수십 번 포항을 다녀왔지만 여전히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졌습니다. 과메기는 꽁치 2인분을 미리 포장된 것으로 빠르게 구입했고, 포항 4호 빵도 사서 맛봤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포항은 해양 레저 스포츠도 즐길 수 있는 복합 관광지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계절마다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언제 가도 새로운 느낌입니다. 포스코 설립의 역사부터 일제강점기의 흔적까지, 시대사적 의미가 담긴 장소들도 많아서 역사 탐방지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혼자서도, 가족과 함께도 만족도 높은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포항입니다. 다음 주말에는 당신도 포항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