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중국은 VPN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한다, 현금 없으면 굶는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출발 전부터 긴장을 잔뜩 했는데, 막상 다녀와 보니 그 걱정이 절반 이상은 옛날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직접 상하이를 다녀오면서 체감한 것들을 기준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전자입국신고,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국 입국은 복잡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2024년 11월부터 도입된 전자입국신고(電子入境申報) 제도 덕분에 오히려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전자입국신고란 기존에 비행기 안에서 손으로 작성하던 종이 입국 카드를 대체하는 온라인 사전 신고 시스템으로, 출국 72시간 전부터 한국에서 미리 작성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뭔가 복잡해 보이고 어려워 보였습니다. 중국어 인터페이스에 낯선 항목들까지, 괜히 잘못 입력하면 어떡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해 보니 머무는 호텔 주소와 귀국 항공편 정보 정도만 있으면 10분 안에 끝났습니다. 작성 완료 후 발급되는 QR코드를 캡처해 두었다가 입국 심사대에서 보여주면 그걸로 끝입니다.
공항 현장에서 보니 이 제도를 몰랐던 여행자들이 입국 심사 앞에서 허둥지둥 핸드폰을 꺼내는 모습이 꽤 많았습니다. 공항 와이파이가 안 잡히거나 로밍이 안 된 상태에서 현장에서 처리하려면 꽤 난감할 수 있어요. 출국 전날 여유 있을 때 미리 해두는 것이 압도적으로 편합니다. 한국 관광공사도 중국 방문 전 사전 준비를 권장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알리페이 하나로 현금 없이 일주일을 버텼습니다
중국에서는 현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말, 저도 출발 전에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이미 완전히 옛말이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일주일 내내 위안화 지폐를 한 장도 쓰지 않았고, 솔직히 중국 화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릅니다.
상하이에서 체감한 결제의 핵심은 알리페이(Alipay)입니다. 알리페이란 중국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모바일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결제 기능 외에도 택시 호출, 지하철 탑승, 배달 주문까지 연동되는 올인원 앱입니다. 쉽게 말해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티머니를 하나의 앱으로 합쳐놓은 것과 비슷합니다.
특히 알리페이 안에 교통 카드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서 지하철 탑승 시 QR코드 한 번으로 처리됩니다. 상하이 지하철 운임은 대부분 편도 3위안, 우리 돈으로 600원 안팎이라 부담도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교통비가 거의 안 나오는 수준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결제 금액입니다. 알리페이로 외국 카드 연동 시 200위안(약 4만 원)을 초과하면 3%의 수수료가 붙습니다. 이 수수료는 해외 카드 이용 시 결제 네트워크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200위안 단위로 나눠서 결제를 요청하면 피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해봤는데 직원들도 익숙한 듯 요청하면 바로 나눠서 처리해 줬습니다.
상하이 여행에서 알리페이와 함께 유용하게 쓴 필수 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알리페이(Alipay): 결제, 지하철, 택시 통합 앱
- 고덕지도(Gaode Maps): 현지 지도 앱, 한국어 지원됨
- 파파고: 메뉴판 이미지 번역에 특히 유용
- 따종디앤핑(大众点评): 현지 할인 쿠폰 및 가격 비교 앱
- 메이투안(美团): 중국판 배달의민족
숙소 위치, 동방명주만 보고 결정하면 후회합니다
상하이 하면 동방명주 타워를 먼저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동방명주 근처에 숙소를 잡으면 되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꽤 중요한 판단 착오였습니다.
상하이는 황푸강(黃浦江)을 기준으로 서쪽을 푸서(浦西), 동쪽을 푸동(浦東)으로 나눕니다. 황푸강이란 상하이 도심을 관통하는 강으로, 이 강을 사이에 두고 도시의 성격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동방명주, 루자쭈이 금융지구가 있는 푸동은 고층 빌딩과 현대적인 스카이라인이 인상적이지만, 실제 여행자들이 찾는 맛집 골목, 와이탄 야경 감상 포인트, 프랑스 조계지 같은 핫플들은 대부분 푸서 쪽에 몰려 있습니다.
게다가 동방명주 타워는 워낙 크고 높아서 푸서 어디서도 잘 보입니다. 푸동에 숙소를 잡는다고 더 가까이 보이는 게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금 떨어져 보이면 더 잘 보인다는 말처럼 강 건너에서 보는 동방명주가 더 멋졌습니다. 푸서 기준으로 숙소를 잡고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이 동선도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지하철 하루 패스권이 18위안(약 3,500원) 수준이니 이동 비용 부담도 없습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음식 반입이 됩니다
디즈니랜드 하면 입장료만큼이나 비싼 음식값이 늘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테마파크 음식은 반입이 안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예외입니다. 제가 직접 과자, 초콜릿, 음료수, 심지어 맥도날드 세트까지 싸서 들어갔는데 전부 반입이 됐습니다.
이게 가능해진 배경이 재미있습니다. 중국의 한 소비자가 "디즈니 내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있는데 왜 외부 음식은 반입이 안 되냐"며 소송을 제기했고, 그 이후 음식 반입 정책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소비자 권익 측면에서 꽤 유의미한 판례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 보호 관련 정책 변화는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中国政府网(중국 정부 공식 포털)). 티켓 가격도 날짜별로 차이가 큽니다. 빠른 예약보다 날짜별 예약을 확인해 저렴한 날짜에 예약을 잡으시면 좋습니다.
중국 여행을 앞두고 막연하게 불안하다면, 그 불안의 절반은 오래된 정보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자입국신고, 알리페이, 이심, 고덕지도 이 네 가지만 출발 전에 준비해도 현지에서 크게 막히는 일은 없습니다. 특히 상하이는 지하철망이 서울 못지않게 촘촘하게 깔려 있어서 대중교통만으로도 웬만한 곳은 다 닿습니다. 처음 중국 여행이라도 사전 준비에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생각보다 훨씬 편하고 친근한 도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